2021년 10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라브리 기도 가족에게 올립니다.

겨울이 온 듯,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서 놀라셨지요? 가을걷이로 바쁘신 분들이나, 아직 겨울을 맞을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나, 너무 일찍 찾아온 정치 계절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주님께서 따뜻한 바람을 몇 주간만이라도 더 불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고린도전후서>를 공부하고 그 내용을 라브리채플에서 설교할 수 있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 지나쳤던 고린도전서 10:23-29를 설교했는데, 바울 사도가 각 사람을 양심의 상태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누고, 거기에 따라 다르게 존중하라고 부탁하는 말씀이었습니다. 먼저 어떻게 구별하여 존중하라고 했는지 살펴보고, 그 이유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약한 양심”을 가진 사람 혹은 “다른 사람”(8:12, 10:24)의 유익을 구하라고 부탁했습니다. 여기의 “약한 양심”은 ‘강하지 않은 사람’(10:22)을 말하거나, ‘자기의 유익을 구하는 신자’(10:24)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며, 앞에서 말한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하는 지식도 없이 우상에게 바친 음식을 먹고도 후회하고 안 먹고도 후회하는 사람들로 보입니다.(8:9-11) 아마 초신자들이나 미성숙 신자들을 말하는 것 같으며, 바울은 이런 사람들의 “유익을 구하라.”(10:24)고 부탁했습니다. 나중에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라는 말씀을 볼 때(13:5), 연약한 사람들을 ‘특별히 사랑하거나 배려하라.’는 말로 생각합니다.

2) “신자들의 양심”을 존중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의 “신자들의 양심”은 ‘강한 사람’이거나(10:22),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하는 지식으로 우상 제물을 먹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8:9-11) 바울은 그런 사람들에게는 “시장에서 파는 것은 양심을 위해 묻지 말고 먹으라.”(10:25-28)고 부탁했습니다. 당시에 고린도 시장에서 파는 대부분의 고기가 우상 숭배에 바친 음식이거나, 제사장에게 할당된 음식이지만 팔아서 돈을 쓰기 위해 나온 고기라는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에, 신자들은 먹을 수도 안 먹을 수도 있는 자유가 있었습니다. 만물이 다 주님 것이기 때문입니다. (10:26)

3) “불신자들의 양심”으로 신자들의 자유가 “판단 받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10:29) 고든 피(Gordon D. Fee)는 여기에 두 가지 질문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10:27-29) 하나는 ‘불신자가 신자를 초대하거나 교제하기를 원하는 동기가 무엇이냐’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불신자들은 기독교인들이 특정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초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선의를 생각해서 먹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자의 관용과 불신자들의 양심이 어떤 관계인가’ 하는 것인데, 신자들의 자유가 불신자들의 판단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신자들이 무슨 음식을 내놓든지 먹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여, 불신자들의 양심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먹거나 안 먹거나 그것은 신자의 양심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같이 바울 사도가 각 사람을 구별해서 존중하라고 부탁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는 조나단 에드워드가 잘 분석했습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에는 약한 자도 공격을 받고 강한 자도 공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교회 안에 ‘검열 정신(censorious spirit)’이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팀 켈러(Tim Keller)도 조나단 에드워드에 동의하며, “바울 사도는 검열 정신 대신에 사랑하고 배려하고 연약한 사람들의 짐을 져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셋째는 “아디아포라(adiaphora, 배려, 무관심사)” 정신이 부족하고 양심의 자유가 억눌린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요즘과 같이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부조리하고 병이 많을 때에는, 검증도 필요하고 검사도 필요하고 검진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랑과 배려가 없는 “검열 정신”은 교회와 사회 전반에 불필요한 분열과 오해와 상처를 낳을 것입니다. 저도 “검열 정신”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정죄한 것을 회개하고 있습니다.
  2. 라브리는 연말에 있을 소방 검사를 대비하여 불법 건물도 철거하고, 커튼을 방염 블라인드로 바꾸어 달았습니다. 페인트칠도 하고 있고요. 아직 소방시설을 보완할 것도 많고, 백암당 뒤의 보일러실은 다시 지어야 합니다. 별채와 산이 부동산 시장에 나왔는지, 둘러보러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3. 매주 토요일 저녁 8시에 진행되는 온라인 학당 ‘라브리 테이블’은 세 번째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치 30여 년 전에 서울 라브리에서 ‘금요학당’을 시작할 때처럼, 매주 누가 들어올지 기대가 큽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하나님의 관점을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그램은 라브리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간사들의 2차 백신 접종이 끝나는 대로 11월 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시험적으로 소수의 손님으로 합숙 과정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하루속히 안정되어서 사회 활동과 라브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5. 라브리의 전반적인 기도제목을 위해 10월 30일과 31일, 양일중에 하루 동안 라브리를 위해 원하시는 분은 금식기도에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1년 10월 17일

성인경 올림

L'Abri Newsletter, October 2021

English translation not avail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