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라브리 기도가족에게 올립니다.

그 동안 주 안에서 안녕하십니까? 찜통 같은 여름도 어느덧 지나가고 벌써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도 많은 사람들이 라브리를 다녀갔습니다. 그 중에 다시 일터로 돌아간 피곤에 지쳤던 사람들, 신앙을 회복한 의심에 빠졌던 사람들, 혼돈 속에서 진리를 찾은 구도자들, 부정직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던 청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3일씩 머물고 간 주안장로교회 청년 30명, 전문 분야에서 악전고투하던 물리학도, 변호사, 의사, 교수, 목회자들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과 기도 그리고 헌금이 없었다면 그들을 돕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추석까지 쉬고, 9월 26일에 가을학기를 시작하여 12월 19일까지 개방할 예정입니다. 이미 예약한 사람들 중에는 한동대학교 법대의 코델 슐튼 교수님이 데리고 오는 카마이클 칼리지 학생들과 홍콩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싱가포르 청년, 휴학 중인 한동대 대학생, 몇 몇 목회자 가족 등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가나(Ghana) 청년 두 명이 비자를 못 받아 몇 달째 입국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나이제리아와 라이베리아 청년 여섯 명이 양양에 오고 싶었으나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가난한 나라 청년들이 학위나 졸업장도 주지 않는 라브리에 와서 공부하고 싶을 때에, 정부가 제도적 사고나 불법 취업 걱정 때문에 청년들의 진실한 구도 열정을 거꾸러뜨리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슬픈 소식과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슬픈 소식은 백민현, 박보경 간사님이 새로운 사업차 대구로 이사를 갈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두 분은 약 3년 동안 라브리를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먹여주시고 상담해 주셨으며, 지역 교회와 아동센터를 도와 주셨습니다. 앞으로 두 분의 명품 요리 맛이 그리운 사람들은 대구에서 개업할 프랑스 레스토랑 ‘크레용’을 찾아 가시기 바랍니다. 두 분을 잃는 것도 가슴 아프지만, 두 분의 귀한 딸, 하은 양의 예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섭섭합니다.

기쁜 소식은 김북경 목사님과 신디아 사모님이 9월 3일에 입국하셔서 저희가 살던 백암당에 살림을 푸셨다는 것입니다. 두 분은 향 후 10개월간 객원 강사(Visiting Speakers)로서 라브리에서 강의와 상담 그리고 손대접을 도울 예정이며, 일주일에 한 번은 재건신학교에 출강하시고(10주간), 한 달에 한 번은 서울교회(국제장로교회)에서 설교를 하실 예정입니다. 두 분은 라브리에 경제적인 짐을 지우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실 예정입니다. 두 분의 건강과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북경 목사님은 런던한인교회 담임목사와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총장을 역임하신 바가 있습니다.

라브리의 살림살이를 위해서도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반기에는 헌금만 20% 줄었고, 손님 학생들이 내는 생활비도 줄었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때라, 헌금을 언급하는 것뿐 아니라 헌금 기도를 부탁 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만, 저희의 사정을 알려드리는 것이 기도 가족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부탁드리오니, 매달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기도해 주시고 새로운 간사들이 들어오기 전에 도서관을 간사 및 손님 숙소로 바꿀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여름에 라브리를 찾은 청년들 중에 “하나님은 없다.”며 자신을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네덜란드 라브리의 빔 리트께르크(Wim Rietkerk) 목사가 무신론자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유를 지적한 것이 기억납니다. “현대 무신론자들은 두 가지 이유로 하나님을 믿지 않는데, 첫째는 하나님은 인간이 스스로 상상하여 만든 것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기독교는 단지 이데올로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으면서도 실제 생활 속에서는 하나님이 안 계시는 것처럼 사는 ‘실제적 무신론자들’이 많이 왔습니다. 물론 제 자신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을 시편 10편을 묵상하며 깨달았습니다.

실제적 무신론자들은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멀리 계신다고 생각하거나, 연약한 사람들이 무시를 당하거나 어려움에 빠져도 하나님은 모른 척 하시거나 상관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합니다.(1,2)

실제적 무신론자들은 마음속의 악한 욕망을 자랑스럽게 뽐내고 탐욕으로 악담을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무서워할 줄 모르고 오히려 하나님을 비웃기도 합니다. 여기에 “마음속의 욕심”은 ‘영혼의 욕망(desire of soul)’ 혹은 ‘자신의 욕망(desire of self)’이라 할 수 있는 것인데,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욕심을 부리는 것을 말합니다.(3,4)

실제적 무신론자들은 바르게 사는 사람들을 못 살게 굴거나, 멧돼지를 잡듯이 구덩이를 파고 덫을 놓아 죽이려고 시도합니다. 자기들처럼 살지 않고 바르게 사려고 애쓰는 착한 사람들이나 의인들은 그들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습니다.(5,8)

실제적 무신론자들은 자만하기 짝이 없으며 온갖 거짓과 험담을 즐깁니다. 자기에게는 실패나 불행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만합니다. “내가 망 하는가 두고 보라. 나에게는 불행이란 없다.”고 큰 소리를 칩니다. 그들의 입에는 “저주와 거짓과 포악”이 가득하며, 혀 밑에는 욕설과 험담이 흐릅니다.(6,7)

실제적 무신론자들은 사자처럼 몰래 숨어서 연약한 사람들을 노립니다. 그들에게 붙여진 별명은 “도적”, “강도”, “사자와 같은 자”, “사냥꾼” 등입니다. 그들의 특징을 다윗은 “가만히 구부려 엎드렸다가 행동한다.”고 했는데, 그 말은 ‘약삭빠르게 숨어 있다가 몰래 남을 해친다.’는 말입니다.(9,10)

실제적 무신론자들은 하나님이 자기를 잊어버린 줄로 착각하거나 무엇을 하는지 살피시지 않는 줄로 알고 그렇게 행동합니다. 여기에 “하나님이 잊으셨고 보지 아니하신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하나님이 자기를 잊어버리고 영원히 자기를 보지 않으실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11)

이런 실제적 무신론에서 벗어나는 길을 다윗의 기도에서 하나 찾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이여 숨어있지 마시고 손을 드소서.”(12)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멀리 계시거나 숨어 있거나 침묵하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지금도 살아 계시며 우리를 살펴보시며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이라는 말입니다. 특히 그 분은 악한 자들의 죄악을 하나도 찾을 수 없을 때까지 남김없이 찾아내는 분이며(15), 겸손한 자들의 소박한 기도까지 다 들어주시는 좋은 왕이며(16,17), 힘없는 자들을 위해 심판을 하실 것이며, 아무도 위험을 느끼거나 위협을 당하지 않는 나라를 만드실 분입니다.(18)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다윗이 찾은 하나님을 순간순간 의지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지 않을까요? 이번 가을에도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에 다윗의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를 바라며, 그 분과 함께 좋은 열매를 많이 맺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3년 9월 8일

양양에서 성인경 올림

L'Abri Newsletter, September 2013

September 8, 2013

Dear L’Abri praying family,

The seemingly unbeatable heat of summer has yielded, in the blink of an eye, to the cool breezes of autumn. Many people have visited L’Abri this summer. Those exhausted by work recharged their energy and returned to their places; those doubting their faith amid the chaos of the world rediscovered the Truth. Some people were struggling to survive in dishonest organizations. We’ve also met scientists, lawyers, doctors, pastors, and a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Finally, there were two teams of students, 30 in total, from Joo-An Presbyterian Church who stayed with us for three days each. If not for your ceaseless prayer and gifts, it would truly have been impossible for us to help them through the sweltering summer.

L’Abri will reopen after the Chuseok holidays, and the autumn term will last from September 26 to December 19 except for a short break in November. We expect to meet students of Carmichael College at Handong University, led by Professor Cordell Schulten; a Singaporean student of theology; a few other university students; and a number of ministers’ families. Two Ghanaian men still await their visa to come to Korean L’Abri; they have been waiting for several months now. A few years ago, six people from Nigeria and Liberia also wished to come to L’Abri, but were denied entrance to Korea. Please pray that students from poor countries will not have their passion for the Truth frustrated by bureaucracies and their excessive concerns over illegal immigration.

We have good news and bad news. The latter is that Minhyun and Bokyung Paik will leave L’Abri. They have fed and counseled numerous people for three years, as well as helping a local church and children’s center. We will miss not only Minhyun and Bokyung but also their precious daughter, Ha-Eun, and the voice of her sweet laughter. Those who miss their excellent cooking should visit “Crayon”, the French-Italian restaurant in Daegu that they plan to open soon.

The joyful news is that Pukkoung and Cynthia Kim have come to join us. They will stay with us for ten months in Baek Am Dang, the house where my family used to live. As Visiting Speakers, they will help us with lectures, counseling, and serving people. They have kindly agreed to volunteer for us, not wishing to impose a financial burden upon L’Abri. In addition, Pukkoung will give lectures at Jaegun Theological Seminary for ten weeks, and deliver sermons in various churches. Please pray for their health and mission. Previously, Pukkoung ministered Korean Church London and served as President of the Ezra Bible Institute for Graduate Studies.

Please keep praying also for our finances. In the first half of this year, gifts have decreased by 20%, and so has the amount of living expenses paid by our students and guests. Given the difficult times, I am hesitant even to mention gifts, and only dare to ask for prayer. However, I also believe that I have an obligation to let you, our praying family, know about our current circumstances. Please pray that our necessities will be met every month, and please also pray that we will be able to undertake renovations to the former library to make room for additional workers and guests.

This summer, we didn’t have any aggressive atheists among our visitors. I recall what Wim Rietkerk said about why atheists do not believe in God: firstly because they believe God to be a figment of our imagination, and secondly because they believe Christianity to be a mere ideology. However, we have seen plenty of practical atheists lately, who confess belief in God and yet behave as if God didn’t exist in real life. While reading Psalm 10, I realized that I am not immune to the same failing, either.

Practical atheists do not deny God’s existence, but regard Him to be far away and uncaring of the miseries of the weak and troubled (verses 1-2). They do not hesitate to slander with greed and boast of the cravings of their heart. They do not know to fear God’s judgment, but rather revile Him. Here, “cravings of his heart” can be interpreted as “desires of the soul” or “desires of his self”. It means that they are greedy almost to the degree that they cannot control themselves (3-4).

Practical atheists cannot bear to see other people refuse to follow their own lifestyle or strive to live in God’s way. So they harass people who try to be righteous. They dig holes and set traps, as if hunting wild boars (5, 8). They hide like lions and aim for the weak. They are plunderers, bandits, and huntsmen. David writes that they “lie in wait”, slyly hiding themselves and stealthily harming others (9-10).

Conceit, lie, and slander are a practical atheist’s best friends; they are confident that neither failure nor misfortune can befall to them. Their mouths are full of curses, lies, and threats; their tongues are poisoned with swears and slanders (6-7). Practical atheists have an illusion that God has forgotten about them. The phrase “God will never notice; he covers his face and never sees” shows us that practical atheists, while not denying that God still exists, assume that He will never lay eyes upon them in real life (11).

David’s prayer teaches us how to escape from practical atheism: “Arise, Lord! Lift up your hand.” (12) The God we believe in is not distant, hidden, or silent. He still lives, cares for us, and works for us. He discovers all the sins of evil men (15), listens even to the tiny prayers of the humble (16-17), judges for the sake of the weak, and builds a nation that is free from all perils and menaces (18).

The times may be hard, but there is one way to live through them. It is by depending on the Lord moment by moment. I pray that David’s God will be with your family and church throughout this fall, and that you may bear much wonderful fruit in Him.

InKyung

Translated by Haejin 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