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라브리 기도가족에게 올립니다.

그 동안 주 안에서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아침부터 눈이 와서 온 세상이 고요합니다. 시끄럽던 자동차 소리도 안 들리고, 우체부의 오토바이도 쉬는 것 같고, 낯선 손님이 오면 제일 먼저 짖던 개들도 깊은 잠에 빠졌군요. 폭설이 주는 고요와 평화를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저희들은 여러분의 기도와 헌금으로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청년들과 잘 보냈습니다. 특히 성탄절 파티 때는 씬디아 사모님이 폐렴으로 참석하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처녀 총각 14명이 와서 서로 안면을 트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칭 성공률이 현재로서는 제로(0) 퍼센트이지만 차차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일이면 20박 21일간의 캠프를 드디어 마칩니다. 매일 평균 10명 정도가 머물렀는데,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으나 제 평생 가장 재미있고 유익했던 겨울이었습니다. 기독교세계관학교를 겸하여 좋은 강의도 많이 들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웃고 일하고 기도한 시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특히 새로 발행된 ‘비교세계관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충돌하는 세계관>(DCTY)을 매주 두 번씩 성진, 의진, 인주, 혜진, 장미 등과 함께 같이 읽고 토론하는 북스터디 시간을 가진 것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우리는 다 읽지는 못하고 철학, 윤리학, 정치학 부분만 읽었는데,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영적 분별력을 세우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기진이와 북경 목사님이 한 번씩 공부를 도와주신 것도 청년들의 눈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인 감독 최종욱씨가 매주 서울에서 내려와서 영화 토론회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냉소주의’란 주제로 유럽 예술 영화들을 감상했는데, 때로는 영화보다 비평회가 더 재미있어서 밤늦게 끝나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겨울 학기의 백미는 씬디아 사모님의 ‘횡설수설’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화요일 티타임에 5분 동안 사모님의 지혜를 듣는 시간인데, 때로는 질문과 토론이 이어져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습니다. ‘묵상한다는 것은 개나 사자가 뼈를 게걸스럽게 뜯어먹거나 핥아먹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열정적으로 이리저리 생각해 보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려주셨을 때는 모두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참석하고 싶었던 사람들이나 잠깐 방문하고 싶었던 어른들이 많았으나, 방도 모자라고 청년들에게 집중하기 위해 매몰차게 거절한 것이 못내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포항 한동대에서 올라오신 제레미 냅(Jeremy Napp) 교수님처럼, 추운 방에 요를 깔고 자는 것도 불사하겠다며 눈길을 헤치고 오셔서 청년들과 함께 해 주신 분도 있어서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릅니다.

가을 학기에 이어 헬퍼로 수고한 이충성, 장미씨는 이번에도 실무적인 일을 잘 맡아 주었습니다. 그들의 앞날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춘성, 경옥 간사와 씬디아 사모님은 손님들의 식사를 한 끼도 거르지 않고 잘 먹여 주었습니다. 아마 봄이 되면 겨울 내 찬물을 만진 손가락이 아플지 모르오니 건강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학기 중에 춘성 간사가 식사를 대접하는 별채(구 주유소 사무실)에 가스 난방 공사를 마친 것입니다. 서울교회(황병훈 강도사)의 헌금과 한 집사님의 봉사로 더 이상 목탄 난로를 피우거나 비싼 전기를 쓰지 않아도 따뜻한 주방에서 밥도 하고 아늑한 방에서 식사를 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요. 참고로 춘성 간사는 지난 1월 첫 주부터 강릉에 있는 한마음교회에서 교육 목사로 일하게 되었으며, 봄부터는 고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석사과정을 시작할 예정이오니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월 중에는 경기 연천 지역의 중고등학생 15명, 한동대 글로벌학교 교사 50여명 등이 3일간 라브리를 다녀갈 예정이며, 그 밖의 시간은 갑작스러운 예약 취소 덕에 잠시 휴식을 취할 예정입니다. 휴식 중에는 암수술 후에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장모님도 찾아보고, 오랫동안 쉬지 못한 제 아내의 건강도 돌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수십 년 동안 감기도 모르던 제 아내가 요즘 들어 자꾸 감기 몸살을 앓는 것을 보면 과로가 너무 장기화된 것이 아닌가 염려가 되오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예수님께서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가르쳐 주신 것처럼 (누가복음 10:38-42) 저희 부부가 다음의 두 가지에 조심하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째, 일을 너무 많이 하려다가 마음이 복잡해지거나 속에서 불평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마르다에게 “너무 많은 일로 근심하는구나(You worry and fuss about a lot of things)”라고 타이르신 말씀을 묵상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근심한다.”는 말은 ‘투르바조(turbazo)’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며, ‘생각이 복잡하다(troubled)’, ‘불안해하다(disturbed)’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저는 본래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저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올 해는 일 욕심을 이기도록 기도해 주세요. 멀리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에게 강의하고 설교 하려는 욕심도 이기도록 기도해 주세요. 라브리까지 찾아오는 소수에게, 특히 꼭 필요한 한 사람에게 올인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이 때에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지혜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마리아가 “좋은 것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라고 상기시키신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좋은 것”이란 말은 ‘아가도스(agathos)’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며, ‘좋아하는 것’, ‘행복해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나중에, 나사로가 죽었을 때는 마르다가 예수님께 찾아오고, 마리아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1:20-39) 이때는 마르다가 굉장히 예수님과 가까이 지내고 예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 우선순위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본래 먼저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꼭 해야 할 일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는 먼저 해야 할 일을 좋아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꼭 해야 할 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우선순위가 헷갈리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4년 1월 20일

양양에서 성인경 올림

L'Abri Newsletter, January 2014

January 20, 2014

Dear L’Abri praying family,

The snow we had since the morning seems to have calmed down the whole world. It silenced the noisy cars, gave a day off to our postman’s tired motorcycle, and relieved our busy dogs of their duty to bark at strangers. We thank God for the quietness and peace that a heavy snow delivered to us.

We had a wonderful Christmas and the end of the year thanks to your prayer and gifts. It was especially unfortunate that Cynthia could not join us in the Christmas party because of pneumonia, but we had a nice time with fourteen single men and women getting to know each other. So far no couple came out of it, but I am personally expecting a higher matching rate over time.

Tomorrow we finish our camp of 21 days and 20 nights. About 10 people on average stayed here. Each day was a war, but it has been the most interesting and rewarding winter I have ever experienced. The Christian Worldview School we had also gave us many good lectures. I enjoyed the time we have spent together, laughing, working, and praying, from morning to night.

Particularly great was our study group of the comparative worldview textbook Understanding the Times, recently translated into Korean and published by DCTY. Seongjin, Euijin, Inju, Haejin, and Mi met twice a week to read and discuss the book. We’ve read chapters on philosophy, ethics, and politics, not having enough time to read the whole book. But it helped us make better discernments based on the Christian worldview. Kijin and PukKyung’s input also helped broaden the students’ perspectives.

A budding film director, JongWook Choi, also assisted us with movie sessions by coming down here every week from Seoul. This term, we watched European art movies with the theme ‘cynicism.’ Discussions of movies were so much fun that it often continued till late at night.

Perhaps the best parts of this winter term were Cynthia’s “This and That” sessions. We listened to her wisdom for five minutes during our Tuesday tea times. But with questions and discussions, we often spent more than an hour. One day, we were all touched when she told us that “to meditate is to think of His word this way and that way, as enthusiastically as a dog or a lion would devour and lick their bones.”

We feel sorry for saying “No” to many guests and old friends who wanted to come to L’Abri this winter. There were not enough rooms, and we also wished to focus more on the young people already staying here. However, we are grateful that some, like Prof. Jeremy Napp from Handong University, came through the snow to stay with us and hang out with our students, even though we only had a tiny, cold compartment for him to sleep in.

Chungseong Lee and Mi Jang continued their diligent services as helpers this term, too. Please pray for their future. Chunseong, KyungOk, and Cynthia also toiled to serve our guests without missing a single meal. Please pray for their health as well.

We are especially grateful that we finished repairing the old gas station office where Chunseong serves food, thanks to a gift from IPC Seoul Church and an experienced builder who volunteered to do the work. We are enthralled to be able to cook and eat in a warm, cozy place without having to make a fire in a charcoal stove or use expensive electric heaters. Please also pray for Chunseong. Since the first week of January, he has begun working as an educational pastor at HanMaEum Church in Gangneung. He is also planning to start working on a Th. M. degree in Spring.

In February, we are expecting fifteen teenagers from Gyeonggi Province and fifty teachers from Handong University’s Global School, each team staying for three days. Other than these guests, we wish to have an unplanned rest thanks to the sudden cancellation of other large events. KyungOk needs this opportunity to take care of her mother, who is getting radiotherapy for thyroid cancer, as well to take some long-needed rest as well. Recently, KyungOk has been suffering from cold and exhaustion. Please pray for her, as her fatigue seems to have been protracted for far too long.

This year, please pray for KyungOk and I to be careful of the following two things, as Jesus taught Martha and Maria (Luke 10:38-42):

First, please pray that we don’t confuse ourselves and complain while trying to do too much work. Jesus told Martha, “You worry and fuss about a lot of things.” (Luke 10:41, ISV) Here, “worry and fuss” is a translation of turbazo, meaning “trouble” or “disturb.” I am naturally greedy for work, and tend to make others uncomfortable because of it. But please pray that I overcome my greed for work, trying to travel all around to lecture and preach to as many people as possible. Please pray that I will instead be able to focus on a single needy person who comes to L’Abri.

Second, please pray that we learn to prioritize and choose wisely among many things that we want and have to do. Jesus told Maria “Mary hath chosen that good part, which shall not be taken away from her.” (Luke 10:42, KJVLite) Here, the word “good” comes from agathos, which means “joyful” or “happy.” But priorities can change depending on the circumstances. Later, when Lazarus died, it was Martha who came to Jesus and had more conversations with him, while Mary was the one who stayed home.

I am not naturally inclined to like what I have to do first; nor am I always happy to do what I have to do. Yet, please pray that I will be able to like what I must prioritize this year and do it with joy.

Yours,

InKyung

Translated by Haejin 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