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라브리 소식편지

저희가 온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 몇 주는 시차 적응으로 지냈고, 이제는 성인경 목사님 가족의 친절한 도움으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왠지 라브리가 낯설지 않고 오래 살았던 친정집에 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간간이 손님들이 단기간으로 오갔습니다. 라브리를 찾아오는 모든 분들을 “손님”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을 학생이라고 부르기가 거북해서요. 원래 학생은 숙식비용을 내는 사람들이고 손님은 말 그대로 대접받고 가시는 분들을 뜻했습니다. 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손님이라고 부르는데 더 좋은 단어가 있으면 제안해 주십시오.

그 동안 왔다 간 형제자매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 중에는 은퇴하신 부부도 있었습니다. 김순애 권사님은 무명의 시인으로 시집을 내신 분인데 험악한 젊은 시절을 회고와 감사로 구구절절 읊으셨습니다. 이런 분을 두고 “상처받은 치유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라브리는 강의와 토론을 많이 하지만 이렇게 상처투성이들이 서로 고통을 나누며 위로를 주고받는 안식처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요 우리의 요새요 우리가 의뢰하는 하나님이십니다.(시 91편 2절)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쉐퍼 목사님에게 부러워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자기는 세상에 바삐 돌아다니면서 복음을 전하는데 쉐퍼 목사님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온다.”고요. 사실 우리는 라브리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귀하다고 믿는데, 그 이유는 라브리가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보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거든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라브리에서는 한 사람의 영혼을 놓고 기도하며 도와주려고 노력을 한답니다. 또 먼 거리에 시간과 돈을 드려서 양양까지 찾아온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저희가 가볍게 대접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엊그제 [매일성경]에 나오는 신명기 32:10에서도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그의 눈동자같이” 지키신다고 하셨잖습니까?

울산에서 온 두 자매는 앞으로의 진로를 두고 고민합니다. 한 자매는 다음 학기에 라브리에서 도우미(Helper)로 봉사하시겠다고 신청해 왔고요. 어떤 형제는 도박 중독으로 이혼을 하고 인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하나님을 만나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도록 기도합니다. 그리고 일본 규슈에서 선교하시는 부부가 오셨다 가셨습니다. 일본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예수원 형제, 자매 아홉 명이 “이웃 사랑” 방문을 해 주셔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들도 예수원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도록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황영철 목사님을 모시고 손님들과 간이 세미나를 가졌습니다. 내용은 창조를 통해서 하나님을 새로운 시각으로 본 다는 겁니다. 하나님을 깊이 더 알기 위해서 깊이 생각하는 목사님이 계시다는 것은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라브리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특히 양양중앙감리교회 전인석 목사님이 영화 전문가시라 매주 한편씩 좋은 영화를 보여주십니다. 어떤 것을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주로 보는 영화는 첫째 재미있어야 하고, 둘째 생각하게 하는 영화여야 하고, 셋째 나의(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영화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꼭 성화(聖畵)만 좋은 영화가 아닙니다. 모든 창조물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죄악만 빼고는요.) 그동안 세 편의 영화를 봤는데 쉐퍼 목사님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 가”의 넷째편인 종교개혁에 대해서였습니다. 종교개혁 주일(496년)을 맞이해서 개신교의 뿌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적절한 영화였는데, 한국교회는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가를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한편의 영화는 마이노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라는 1954년에 쓰여 진 과학 소설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한 영화인데, 인간은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자유의지마저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다는 경고입니다. 이미 쉐퍼 목사님이 “그러면…”의 로마시대 편에서 말한 것이지요. 로마시민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이사에게 절대주권을 이양했다고 했지요!

그리고 좋은 영화를 하나 추천 할까요? “바베트의 만찬”은 매 마른 마음을 단비로 촉촉이 적셔주는 흐뭇한 영화입니다. 그 영화를 보시고 집에서 한번 실천해 보세요. 단, 갚을 수 있는 분들은 초청하지 마시고요. 예수님의 손 대접 철학입니다. 손님 대접은 한국인의 긍지로 여겼는데 이제는 그런 미풍양속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라브리는 이런 좋은 문화를 재생시키려고 힘씁니다.

라브리는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잘 관찰하고 역사와 성경을 잣대로 사용해서 잘못된 문화를 고쳐나가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더 긍정적으로는 기독교 문화를 창조할 것을 제안 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도록 격려합니다.

그저께 미국 사우스버러 라브리에서 금식기도를 하니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재정적으로 어렵다네요. 부자 나라에서 어렵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미국 사람들이 라브리가 필요 없다는 표시로 봐야 합니까?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연단의 목적으로 어렵게 하시는 건가요? 저희는 여러 가지로 어지러운 미국에 라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더 필요하다고 믿고 있는데요. 더군다나 기부 문화가 강한 나라인데 말입니다. 미국이 강 건너에 있는 나라가 아니니까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라브리 간사들은 다 잘 있고요.(저희들은 특별 강사 자격으로 있습니다.) 이춘성 간사님은 가족과 함께 양양에서 사시면서 라브리에 통근하십니다. 손님들에게 “바베트의 만찬”에 준하는 음식을 대접합니다. 가을이 되면 해야 할 일들, 풀 깎고 나뭇잎 쓸고 하는 일 외에 최근에 우체통을 크게 통나무집 식으로 지어서 정문에 배치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많이 들어오도록 기도합니다. 백민현 간사 부부는 10월 1일자로 라브리를 떠나 대구로 가셨습니다. 그 동안 맛있는 만찬으로 손님 대접을 많이 했는데 그 요리 솜씨로 대구에서 "크레용" 식당을 여신답니다. 기대가 되는군요. 하나님의 복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최근에 박경옥 간사 어머님이 갑상선암 수술 후에 라브리에서 3주간 회복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스위스 라브리 초창기에도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이나 병자들을 돌보는 때가 있었습니다. 라브리의 특권이지요. 아마 하나님께서 이런 일을 예상하시고 한동대 교수 일행의 방문을 취소시키지 않으셨나 짐작해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박 간사께서 반은 죽었을 텐데… (신묘막측?) 기도 제목이 또 하나 있네요. 최근에 성인경 목사께서 허리를 삐걱 하셨습니다. 침 맞고 운동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성인경 목사님 부부와 저희 부부가 출장이 잦습니다. 교회와 신학교에 가서 강의와 설교를 합니다. 저는 서울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설교 하고 매주 수요일에 대방동 재건신학교(양영전 목사님 원장)에서 쉐퍼의 사상을 한 학기동안 강의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영화를 한편씩 보고 질의 토의를 합니다. 감사하게도 영화에 한글자막이 되어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구입하시기 원하시는 분은 라이트하우스 (대표 강인중, lighthouse21.co.kr, 02-711-7436)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옛날엔 신학교에서 쉐퍼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데 요즘에는 쉐퍼를 모르는 신학생들이 많네요. 쉐퍼 사상을 하나의 유행으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요? 쉐퍼 목사님 부부가 이루어 놓은 생각들은 이 시대에 예언적인 말씀이라고 느껴져요. 예를 들어서 앞으로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 편해져서 인생에 대한 심각한 생각을 안 하게 된다고 하셨거든요. 지금이 그런 시대가 아닌가요? 라브리의 고민이 여기 있습니다.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만들려고 하는데 사람들은 점점 더 좀비 같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Cynthia

씬시아와 저도 건강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양양 뒷산도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네요. 여러분들의 기도 제목을 보내주십시오. 기도하겠습니다. 저희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끝으로 기도 부탁을 하나 드립니다. 간사 한 가족이 필요한데, 그 분들이 살 수 있는 집을 한 채 짓고 싶습니다. 위 사진에서 씬시아가 밟고 기도하고 있는 땅, 옛날에 휴게소 직원숙소를 지으려고 했던 60평짜리 땅이 라브리 본 건물 오른쪽에 있는데, 거기에다가 황토 집을 짓고 싶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감사 제목입니다.

  1. 건강해서 감사
  2. 재정 공급해 주심에 감사
  3. 손님들을 계속 보내주심에 감사

기도 제목입니다.

  1. 하나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찾아오시도록
  2. 보내주시는 사람들을 잘 돌 볼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주시도록
  3. 동역할 간사들을 보내 주시도록
  4. 간사 한 가족이 살 수 있는 숙소가 마련 되도록
  5. 성 목사님의 허리와 장모님의 회복이 잘 되도록

2013년 11월 1일

김북경 장로

L'Abri Newsletter, November 2013

Psalm 100

Make a joyful noise to the LORD, all the earth!
Serve the LORD with gladness!
Come into his presence with singing!
Know that the LORD, he is God!
It is he who made us, and we are his;
we are his people, and the sheep of his pasture.
Enter his gates with thanksgiving,
and his courts with praise!
Give thanks to him; bless his name!
For the LORD is good;
his steadfast love endures forever,
and his faithfulness to all generations.

Dear L’Abri praying family,

There are so many things to give thanks for to God and to our friends. It is almost two months since we, Kim and Cynthia, arrived in YangYang. It was a strange home-coming feeling, because we had been here many times as guests. This time we are here to stay for a whole year as “special lecturers.” On arrival we were welcomed into a one bedroom house, next to the main building, which was built as a public lavatory, now remodeled into a cosy little accommodation. (The main building was originally built as a commercial café.)

Having overcome the inevitable jetlag, we were plunged into the work, cooking meals for the students, listening and talking to the sincere enquirers, having workers’ and prayer meetings. By the way, we have decided to call tentatively the “students” “guests” for lack of better word, because it is culturally out of kilter to call the elderly people “students.” If you have a better word, let us know.

We have had guests, young and not-so-young. A retired couple came to have a rest; the wife who had her poems published recited her poems during the tea time; poems which were squeezed out of her past life full of pains and aches caused by her father’s abuse. It was a healing moment for all of us. A wounded healer, indeed! A middle-aged man, taxi driver, turned up without notice, with a heavy-weight problem of gambling addiction and divorce. Solution? He needs a professional counseling, but in the end one needs to find the truth which is Jesus Christ. Our Lord is the true, real, and final healer.

Dr. Whang, an old friend of mine (not the medical doc turned businessman), came to lead a mini-seminar on the “Logos” in John Ch. 1, being more than a conceptual word, but a personal Word which is shown in the creation. One female dental technician whose name is Rose, while waiting for the Lord’s guidance for her future career, applied to come as helper for a term. We had a welcome visit from a missionary couple from Japan. It was a good opportunity to learn more about Japanese, our neighbor.

We were expecting a group of twelve from Handong University, a Christian one. In the past two years Prof. Cordell Schulten brought his students, but this year they had to cancel the trip due to financial difficulties. In the meantime, KyungOk’s mother came to rest at L’Abri for three weeks. She recently had a thyroid cancer operation and KyungOk’s TLC helped a lot. If Handong University students and her mother’s presence had overlapped, KyungOk’s health would have been dented considerably. God’s way is perfect!

While InKyung was making a post box for our house, he hurt his back. He is recovering well after having acupuncture and physiotherapy.

InKyung and I, with our wife are often called to preach and give lectures by various churches and seminaries. InKyung and I preach at local churches once a month and I preach once a month at Seoul church where I worked for the past year. And I go to a small Presbyterian seminary with seven students to give lectures on Schaeffer’s thoughts-we watch at the moment FAS’s “How should we then live?”(with a Korean subtitle) and have discussions afterwards. Schaeffers are largely forgotten nowadays amongst the Korean churches and seminaries; once upon a time seminaries used to use Schaeffer’s books as their text. Surveying Korean churches, we feel what he taught is more relevant than ever.

ChunSung, who re-joined L’Abri recently as worker, cooks meals for the guests to almost the Babette’s standard, and helps with outdoor works; recently he made a substantial post box house at the L’Abri entrance. We hope there would be much good news worthy of the post box.

Mr. and Mrs. Baek Min-Hyun, who used to cook for guests, left for his home in Daegu as of Oct. 1, in order to start a restaurant.

We need more workers, preferably a couple, who could help InKyung and KyungOk. And for that we need another decent family accommodation. We are praying that a small house be built on the land (see the picture below) where Cynthia is standing and praying. The land was originally set aside for a house for the petrol station (now non-existent) employee.

Cynthia

Kijin, Haejin(daughter), and Euijin, InKyung’s grown-ups, have been very helpful in running L’Abri; Kijin, the eldest, cooking, driving, IT management, lecturing; Haejin lecturing on art history and teaching English at a local primary school; Euijin while studying at University, helps with driving and looks after the L’Abri animals – two dogs and numerous cats.

November is a thanksgiving season: under the high and blue sky, there is golden rice field to be harvested, contrasted with autumn leaves turning red.

We thank God for:

  1. Plenteous harvest.
  2. Our health.
  3. Financial provision.
  4. Various guests we could help in some small ways.

Please pray for:

  1. The right people at the right time
  2. Those brothers and sisters who are struggling with their problems.
  3. The plan for the winter term.
  4. The energy and wisdom we need to help people.
  5. The workers and the accommodation for them.
  6. InKyung’s back, and KyungOk’s mother’s recovery.
  7. Kijin’s health and his future plans.
  8. Safe journey as we travel long distances (200km to Seoul) to give lectures in various places.

Prepared by Kim